신경세포 안팎에서 타우 단백질이 이동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새로운 단서가 나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FAM84B라는 단백질이 타우의 세포 간 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확인했다고 11월 4일 발표했다. 환자의 사후 뇌조직과 실험실에서 만든 신경세포 등을 분석한 기초연구 성과다.
이번 결과는 치매와 관련된 단백질이 세포 밖으로 나오고 다른 세포로 옮겨가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초점이 있다. 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해 기억력이나 일상생활 기능이 좋아졌는지를 평가한 임상시험과는 연구 단계가 다르다. 발표를 이해하려면 무엇을 관찰했고, 무엇을 앞으로 확인해야 하는지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신경세포 구조를 유지하는 타우, 왜 연구하나
타우는 신경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몸에 원래 존재하는 단백질이지만, 비정상적으로 변하거나 축적되는 현상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된다. 타우라는 이름이 등장한다고 모두 같은 상태나 같은 작용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이 살핀 문제는 타우가 한 세포에 머무는 것에서 나아가 세포 밖으로 방출되고 주변 세포로 전달되는 과정이다. 세포 안의 변화와 세포 사이의 이동을 함께 살펴보면 질환 관련 현상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연구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FAM84B는 그 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요소로 다뤄졌다.

환자 조직 비교와 세포실험을 함께 진행
연구에는 알츠하이머병과 진행성핵상마비 등 환자의 사후 대뇌피질 조직이 사용됐다. 환자와 대조군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만들어 낸 신경세포도 분석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신경세포란 여러 종류의 세포로 바뀔 수 있도록 만든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연구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환자에게서 얻은 조직을 비교하는 작업과 실험실 세포에서 특정 요소를 조절하는 작업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조직 비교는 환자 시료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보여주고, 세포실험은 그 요소를 늘렸을 때 어떤 반응이 뒤따르는지 살피는 데 쓰인다. 두 접근을 연결해 질환과 관련된 작동 과정을 좁혀 가는 것이다.
연구진은 환자 유래 일부 시료에서 FAM84B가 증가한 것을 관찰했다. 이어 세포실험에서 FAM84B의 발현을 늘리자 타우의 세포 밖 방출과 주변 세포로의 이동이 증가했다. 여기서 발현을 늘린다는 것은 해당 단백질이 세포에서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조절한다는 뜻이다.

칼슘 신호와 염증 자극도 연결 고리로
논문은 타우의 전달 과정에 관련 칼슘 신호와 세포 유입 경로가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자극을 준 뒤에도 타우 이동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단백질 하나의 양만 보는 데서 나아가, 세포의 신호와 주변 자극이 이동 과정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폈다.
이 결과를 FAM84B가 치매의 단일 원인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세포 사이에서 타우가 더 많이 움직였다는 관찰과 실제 환자의 뇌에서 병적 변화가 퍼지거나 증상이 악화됐다는 판단도 구분해야 한다. 각각을 연결하려면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치료 표적 가능성은 후속 연구에서 확인
국립보건연구원은 실제 타우 병리의 확산과 신경기능 변화, 치료 표적으로서의 가능성을 동물모델 등 후속 연구로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료 표적은 질환에 개입하기 위해 조절할 수 있는 대상을 말한다. 세포실험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를 찾은 뒤에도 생체 안에서의 작용과 안전성 등을 차례로 살펴야 한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inflammation’에 10월 2일 온라인 공개됐다. 환자와 가족에게 이번 발표의 의미는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보다 질환의 작동 과정을 이해할 연구 단서가 늘었다는 데 있다. 현재 치료나 복용약을 바꾸는 근거로 삼기보다, 자신의 진료와 관련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적절하다.